본문 바로가기
영국의 역사

인간을 넘어서: 중세 잉글랜드의 초자연적 존재들

by 역사를 알고 역사를 써 내려 간다. 2025. 4. 23.
728x90
반응형

인간을 넘어서: 중세 잉글랜드의 초자연적 존재들

 

중세 잉글랜드에서는 자연과 초자연적인 것 사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기묘하고, 경이로우며, 설명되지 않은 현상들이 늘 함께 존재하였습니다.

 

현대의 세속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미지의 황야와 설명되지 않은 현상들이 여전히 살아 숨 쉬던 세계 속에서 살아가던 중세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세인들에게 있어 하나님의 창조물은 무한할 수 있었고, 따라서 요정이나 고블린의 존재 역시 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동시에 천사, 악마, 성인들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었으며, 이로 인해 가능한 현실의 범위는 무한히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당시의 우주론과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중세 잉글랜드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작은 초록 인간들의 등장

울핏 마을 표지판, 영국 –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12세기 중반, 혼란한 시대였던 스티븐 왕의 치세 동안, ‘울핏(Woolpit)’이라 불리는 마을에서 수확철이 한창이었습니다. ‘울핏’이라는 이름은 본래 고대 영어의 ‘Wulf-pytt(늑대 함정)’에서 유래한 명칭이 변형된 것입니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늑대 함정 근처에서 갑작스럽게 두 명의 어린아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은 이상한 언어를 사용하였고, 옷차림도 전혀 낯설었으며, 무엇보다도 피부가 초록색이었습니다.

 

이들은 지역의 한 기사 집으로 데려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날것의 강낭콩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적인 식단에도 적응해 갔습니다. 점차적으로 피부색도 정상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남자아이는 몸이 약해져 결국 병사하였고, 여자아이는 건강을 회복하며 살아남았습니다.

 

그녀가 영어를 배운 뒤에 전한 이야기에 따르면, 자신들은 태양이 비치지 않고 모든 이들이 초록색인 '세인트 마틴의 땅(St Martin’s Land)'에서 왔다고 하였습니다. 어떻게 울핏 마을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신비로운 이야기의 전승자 – 월터 맵

월터 맵, 신화적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 연대기 작가 – 1290년경의 필사본 MS 229, 출처: 예일대학교

 

현대의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놀라운 이야기들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찾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폴 해리스(Paul Harris)라는 학자는 이들이 실종된 플랑드르(벨기에 지역) 출신 이민자들의 자녀들이었으며, ‘세인트 마틴의 땅’은 인근의 ‘포넘 세인트 마틴(Fornham St Martin)’ 마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기록한 중세의 연대기 작가들 중 그 어떤 이도 이 사건의 기원을 그처럼 평범하게 설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19세기 민속학자들처럼 단지 전통과 전설을 수집하려는 자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목격하거나 들은 사실이라고 믿은 바를 기록한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설명’을 굳이 덧붙일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울핏 이야기와 유사한 초록 인간들과 지하 세계에 관한 전설은 영국 전역에서 발견됩니다. 피크 디스트릭트(Peak District)의 한 돼지치기는 길 잃은 암퇘지를 따라가다 수확 중인 들판이 있는 지하 세계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덜랜드(Sunderland)의 한 남성은 말을 탄 초록색 청년 세 명에게 납치되어 숲속 왕국으로 끌려가 초록색 음료를 마시고 그들의 사회에 동참하라는 유혹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자 벌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겼다고 전해집니다.

 

요크셔(Yorkshire)의 한 농부는 술에 취해 방황하다가 고대 무덤 안에서 연회를 벌이던 무리들을 발견하고, 그들이 내민 술잔의 내용을 몰래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그는 요정들이 사용하는 독특한 형태의 술잔을 가지고 도망쳤으며, 그 술잔은 훗날 왕실 보물창고에 보관되었다고 합니다.

 

연대기 작가 월터 맵은 이와 같은 ‘요정(fairy)’ 존재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은밀하게 감추는 성향이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완전한 인간이 아닌 존재들

오퍼드 성 (Orford Castle). 출처: Richard Nevell / Open Street Map

 

아마도 contemporaries, 즉 동시대 사람들은 술에 취한 요크셔 남성의 이야기를 처음엔 의심스럽게 여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당시 사람들은 초자연적인 존재들과 그들의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녹색 인간들은 그러한 존재들 가운데 하나의 사례일 뿐이었습니다. 또한, 하늘 위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고도 여겨졌습니다.

 

틸버리의 저술가 거베이즈(Gervase of Tilbury)는 사람들이 한 교회에서 나오는 중에 (그는 구체적인 지역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늘에서 닻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곧이어, 구름 속에서 뱃사람들이 나타나 닻을 끌어올리려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물속에도 인간과는 다른 존재들이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는 8세기 아일랜드에서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서퍽 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잡힌 야생 인간이 있었습니다. 그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날생선만 먹었습니다. 이 인물은 오퍼드 성에 갇혔으나 결국 탈출해 바다로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형태는 다양했지만, 당시의 지식인들은 이러한 존재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보고 연속된 존재로 여겼으며, 연대기나 서적들에 함께 묶어 기록하였습니다.

 

이러한 존재들과 인간 사이에 성적 접촉이 있었던 사례도 전해집니다. 울핏의 녹색 소녀는 자라서 킹스린(King’s Lynn)의 한 남성과 결혼했습니다. 월터 맵(Walter Map)은 정복왕 윌리엄 시대의 한 기사가 숲속에서 춤추는 키 큰 요정 여성들을 보고 그 중 한 명과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녀는 아이를 낳았고, 놀랍게도 그 아이는 자라서 교회의 신실한 후원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인큐버스(incubi, 여성과 관계를 맺는 남성형 악마), 악마, 숲의 영혼들이 여성들을 유혹한다고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존재들은 제프리 오브 몬머스(Geoffrey of Monmouth)가 집필한 『브리튼 왕의 역사』에서 마법사 멀린의 조상으로 묘사됩니다. 그는 이들이 악마가 아니라 인간과 천사의 혼혈이라고 설명합니다.

 

중세 우주론 (Medieval Cosmology)

성 안셀무스 (Saint Anselm). 작가 미상, 16세기. 출처: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

 

오늘날의 시선으로 보면, 중세 영국 및 유럽의 사람들이 이러한 존재들을 믿었다는 것이 어리석거나 순진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우주와 자연에 대한 이해는 수세기 동안 학자들에 의해 매우 진지하고 정밀하게 탐구되고 분석되었습니다.

 

11세기의 신학자이자 캔터베리 대주교였던 성 안셀무스(Anselm)는 모든 사건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1. 신의 권능에 의해 일어나는 사건,
  2. 자연이 신이 부여한 능력에 의해 작동하는 사건,
  3. 신의 피조물의 의지에 의해 발생하는 사건

솔즈베리의 존(John of Salisbury)도 자연은 언제나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설령 그것이 신의 의지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 질서도 성인의 기적과 같은 초자연적 사건에 의해 간혹 침범될 수 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적들은 안셀무스가 말한 첫 번째 범주, 즉 신의 권능에 의한 사건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다른 “초자연적” 현상들은 이 세 가지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지 구분 짓기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직접적인 경험, 신뢰할 만한 증인, 혹은 다른 형태의 명백한 증거를 통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브리튼과 세계가 과거에는 거인들이 살던 곳이었다는 증거는, 작가 랄프 오브 콕게솔(Ralph of Coggeshall)에 따르면, 에식스에서 발견된 거대한 이빨과 이에 걸맞은 갈비뼈, 그리고 요크셔에서 발견된 거인의 두개골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시대에는 이 거인들의 후손이라 주장되는 존재들도 있었으며, 웨일스에서 키가 5큐빗(cubit, 팔꿈치에서 손끝까지 길이—약 2.3m)의 거인이 있었다고도 합니다.

 

반면, 틸버리의 거베이즈는 이러한 이야기들과 여행하는 음유시인들이 퍼뜨리는 “거짓된 말”을 명확히 구분하였습니다.

중세의 우주론은 천사, 악마, 인간, 동물로 세계를 구분하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의하려는 시도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중세의 위대한 사상가들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미지의 존재들과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려 노력하였습니다.

 

초자연적인 존재들의 분류

"오소리(Ossory)에서 한 순례 사제가 두 마리의 늑대인간을 만나다" 『히베르니아 지리서(Topographia Hibernica)』, 저자: 제랄드 오브 웨일스(Gerald of Wales), 원고번호: MS 13 B VIII, 약 1223년경, 소장처: 런던 대영도서관(British Library)

 

1223년경, 제럴드 오브 웨일즈(Gerald of Wales)가 집필한 『히베르니아 지리서(Topographia Hibernica)』의 필사본(MS 13 B VIII)에 따르면, 한 떠돌이 사제가 오소리(Ossory) 지역에서 두 명의 늑대인간을 만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필사본은 현재 런던의 영국 도서관(British Library)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와 같은 존재들을 ‘합리적인’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들이 일반적인 실체와는 다른 의미에서 ‘실재하지 않는 존재’라고 주장하였고, 또 다른 이들은 이들을 악마 범주에 넣으려 시도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코게솔의 랄프(Ralph of Coggeshall)는 서퍽(Suffolk) 지역의 야인(野人, wild man)이 익사한 남자의 몸에 깃든 악령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일부 학자들은 이들이 기존의 범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존재일 수도 있다고 받아들였습니다.

 

윌리엄 오브 뉴버러(William of Newburgh)는 울핏(Woolpit)의 초록 아이들(Green Children of Woolpit)이 “우리의 약한 이해력으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존재”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월터 맵(Walter Map)은 이러한 존재들이 루시퍼(Lucifer)가 타락할 때 무의식적으로 그를 따랐던 영적 존재들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루시퍼를 악의적으로 지지하거나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보다는 장난스러운 속임수로 진실을 감추는 행동을 하는 존재들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특히 홉고블린(hobgoblins)과 같은 존재들에게 자주 적용되었습니다. 이들은 해를 끼치기보다는 귀찮고 성가신 장난을 치는 다양한 형태의 장난꾸러기 존재로 간주되었으며, 일반적으로 추방 대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머싯(Somerset) 지역의 블랙다운 힐즈(Blackdown Hills)에서는 이들이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추방되었고, 요크셔(Yorkshire)의 스팔딩턴(Spaldington)에서는 우유를 엎지르거나 밀과 쭉정이를 섞어놓은 장난 때문에 추방되었습니다.

 

포르투니(Portuni)라고 불리는 존재들은 이와 비슷하였으며, 틸버리의 거바즈(Gervase of Tilbury)에 따르면, 이들은 혼자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과 동행하며 갑자기 고삐를 낚아채 말과 함께 늪으로 몰아넣는 장난을 즐겼다고 합니다.

 

필사본 속 코끼리와 용

1236~1250년경 제작된 『하틀리 MS 3244(Harley MS 3244)』 필사본에는 코끼리와 용의 삽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필사본 역시 영국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상상 속 이야기로 치부하는 현상들조차 당시에는 매우 진지하게 연구되고 설명될 가치가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늑대인간은 그러한 초자연적 존재의 대표적인 예로, 인간과 동물이라는 이분법적 범주를 넘나드는 존재였습니다.

 

틸버리의 거바즈(Gervase of Tilbury)는 늑대인간이 잉글랜드에서는 흔하다고 주장했으며, 제럴드 오브 웨일즈(Gerald of Wales)는 아일랜드의 오소리(Ossory) 지역 사람들 중 일부가 현지 성인의 저주로 인해 일곱 해 동안 늑대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너무나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져, 이들을 죽이는 것이 살인에 해당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집회까지 열렸습니다.

 

여성이 뱀으로 변하는 이야기 역시 전해집니다. 12세기 필사본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Consolation of Philosophy)』에서는 율리시스(Ulysses)의 동료들이 동물로 변한 이야기가 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오랜 논쟁이 이어집니다.

 

저자는 사람에게 특정 음식을 먹이면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반해 제럴드 오브 웨일즈는 성 아우구스티누스(St. Augustine)의 견해를 인용하여, 악마나 사악한 인간들이 하나님의 허락 아래 외형은 변화시킬 수 있지만 진정한 본질은 바꾸지 못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괴수와 괴물들

1277년경 제작된 『MS Ludwig XV 4』 필사본에는 날개 달린 용의 삽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괴물들은 중세 잉글랜드의 전설과 신앙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용은 특히 악명 높은 존재로, 잉글랜드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등장합니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기사와 그의 충직한 개가 용을 처치한 후, 용의 독으로 인해 함께 목숨을 잃는 전형적인 구조를 따릅니다.

793년 린디스판(Lindisfarne)에 바이킹이 침입하기 전, 『앵글로색슨 연대기』는 하늘에 불타는 용이 나타났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크셔(Yorkshire)의 너닝턴(Nunnington) 교회에는 기사와 그의 개가 용을 처치한 후 독으로 인해 사망한 전설이 전해지며, 이들을 기리는 무덤이 존재합니다.

 

이 전설에 따르면, 기사 피터 로시(Peter Loschy)는 몸에 면도날을 부착한 갑옷을 입고 용과 싸웠으며, 그의 개는 용의 몸 조각을 교회 근처로 옮겼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무덤은 14세기 초 스톤그레이브(Stonegrave) 영주였던 월터 드 테이스(Walter de Teyes)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전설들은 용이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신의 징조나 도덕적 교훈을 전달하는 존재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천사와 악마

초자연적 존재들과 인간의 상호작용 "향을 피우는 천사들이 새겨진 판, 약 1170~1180년경 제작" 출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

 

중세 잉글랜드에서는 천사와 악마가 인간보다 높은 지능과 자연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이들은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며,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등장합니다.​

 

더럼(Durham) 지역의 한 남성은 밤에 검은 개 무리에게 쫓기다, 이들이 하나의 거대한 개로 합쳐져 그의 입으로 뛰어들어 그를 사로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는 성 커스버트(St. Cuthbert)의 기적으로 구원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파른(Farne)의 한 은둔자는 다양한 동물로 변신하는 악마의 유혹을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캔터베리 대주교가 된 윌리엄 오브 코르베일(William of Corbeil)은 병상에서 악마들에게 둘러싸였으나,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가 그의 영혼을 지킬 것이라고 알려주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후 악마들이 무장하고 다시 나타났지만, 대천사들에 의해 물러났다고 합니다.​

 

요크셔의 한 농부는 잠들기 전 십자 성호를 그리지 않아 두 악마에게 공격당할 뻔했으나, 빛나는 젊은 전사 형태의 천사에 의해 구원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제2차 십자군에 참여한 한 사제는 "모든 사람에게는 수호천사가 배정되어 있다"고 기록하였습니다.​

 

믿음과 지식의 공존

이러한 이야기들은 당시 사람들이 초자연적 존재들을 단순한 미신으로 여기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성직자, 왕, 기사, 평민 등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이들을 실재하는 존재로 믿었으며, 이는 신의 무한한 능력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역사학자 로버트 바틀렛(Robert Bartlett)은 "에식스(Essex)의 들판 아래, 요크셔의 고분 안, 서퍽(Suffolk)의 해안 너머에는 자신들만의 이질적인 삶을 사는 존재들이 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참고 문헌

  • “The Serpent Legends of Yorkshire,” The Leisure Hour, vol. 72, no. 1375 (1878년 5월 4일)
  • J. Carey (1992), “Aerial Ships and Underwater Monasteries: The Evolution of a Monastic Marvel,” Proceedings of the Harvard Celtic Colloquium, 12:16-28.
  • J. Stephenson (편집) (1875), Ralph of Coggeshall: Chronicon Anglicanum, 케임브리지.
  • R. Bartlett (2000), England under the Norman and Angevin Kings, 1075-1225, 옥스퍼드.
  • T. Forester (편집) (2000), Giraldus Cambrensis: The Topography of Ireland, 온타리오 케임브리지.
  • T. Parkinson (1889), Yorkshire Legends and Traditions, 런던.​

이러한 전설과 이야기들은 중세 잉글랜드 사회에서 초자연적 존재들이 얼마나 깊이 자리잡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단순한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과 신앙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