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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역사

카드모스: 그리스 신화 최초의 영웅 이야기

by 역사를 알고 역사를 써 내려 간다.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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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모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의 영웅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용과 싸우고, 그리스에 알파벳을 전하며, 전설적인 도시 테베를 세우고, 아레스 신을 자극하기도 했습니다.

카드모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의 영웅으로 여겨집니다. 그는 납치된 여동생 에우로파를 찾아 나섰다가 더 큰 운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카드모스는 끔찍한 용을 무찌르고 전쟁의 재앙을 일으켜 자신과 그의 가족에게 영광과 불행을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영웅들의 수호신인 아테나의 인도를 받아, 카드모스는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들 중 하나를 세웠습니다. 카드모스가 어떻게 그리고 왜 그의 가족과 그가 세운 도시에 씁쓸한 유산을 남기게 되었는지 알아보아요.

카드모스와 유로파의 납치

장 프랑수아 드 트로이의 에우로파 납치, 1716년. 출처: 국립 미술관

카드모스는 레반트 지역의 도시 티레의 왕 아게노르와 여왕 텔레파사의 아들입니다. 아게노르는 포세이돈과 리비아의 아들이었으며, 텔레파사는 닐루스와 구름 님프 네펠레의 딸이었습니다. 카드모스는 여동생 유로파와 세 명의 형제, 킬릭스, 피닉스, 타소스를 포함하여 네 명의 형제가 있었습니다.

카드모스와 그의 형제자매들은 부모의 왕국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놀이와 탐험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티레 왕가에 큰 비극이 닥쳤습니다.

유로파가 해변에서 님프들과 놀고 있을 때, 눈처럼 흰 황소가 나타났습니다. 그 황소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뿔을 가지고 있었고, 유로파는 이 신비로운 생명체의 매혹적인 눈빛에 이끌렸습니다.

유로파는 황소를 조심스럽게 다가가 쓰다듬었고, 황소는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황소를 꽃과 화환으로 장식한 뒤 그 부드럽고 편안한 등에 올라탔습니다.

처음에는 황소가 해변을 천천히 걸었지만, 유로파가 뿔을 살짝 당기자 갑자기 바다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비명은 멀리까지 울려 퍼졌고, 카드모스와 가족들은 황소의 등에 탄 채 멀어져 가는 유로파를 공포에 질려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로파와 제우스

유로파 납치, Rembrandt Harmensz van Rijn, 1632년. 출처: J. 폴 게티 박물관

그 황소는 다름 아닌 신들의 왕 제우스였습니다. 제우스는 아름다운 여성과 남성을 동물로 변신하여 납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유로파의 미모에 반해 황소로 변신하여 그녀를 유혹했습니다. 유로파가 그의 등에 올라타자, 제우스는 그녀를 바다를 넘어 크레타섬으로 데려갔습니다.

크레타섬에서 제우스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유로파와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이후 유로파는 섬을 떠나지 않고 크레타의 첫 여왕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세 아들, 미노스, 라다만티스, 사르페돈을 낳았습니다. 이 중 미노스는 크레타의 왕이 되어 유명한 발명가 다이달로스를 고용해 악명 높은 미로를 만들게 됩니다.

유로파를 찾아서

발렌틴 세로프, 1910년작 "유로파의 납치" (Tretyakov Gallery 소장)

딸의 실종으로 큰 충격을 받은 아게노르 왕은 네 아들에게 유로파를 찾아내라 명령하며, 그녀를 찾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말라고 엄하게 당부했습니다.

티레의 주민들은 이미 훌륭한 항해자와 상인으로 명성이 높았기에 네 형제는 각각 하인과 군사를 이끌고 그리스 서부 지역으로 출발해 유로파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러나 신의 개입인지 단순한 불운인지, 형제들 중 어느 누구도 크레타섬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형제들은 지중해 전역을 수년간 수색했지만 아무 소득도 없었습니다. 결국 첫째 형제 피닉스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 티레로 돌아가 왕위를 이어받았습니다.

그는 티레의 땅을 자신의 이름을 따 '페니키아'라고 부르고, 고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명 중 하나를 세웠습니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피닉스가 처음에는 아프리카 해안에 정착하여 페니키아 왕국을 세운 뒤, 아버지가 사망한 후 티레로 돌아왔다고 전합니다.

킬릭스 역시 마침내 유로파 찾기를 포기하고 소아시아에 자신의 왕국을 세우며 그 지역을 '킬리키아'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타소스 또한 유로파를 찾는 일을 포기하고 한 섬에 정착하여 그 섬을 '타소스'라 명명했습니다.

결국 네 형제 중 유일하게 카드모스만이 유로파를 찾기 위해 계속 여정을 이어갔고, 그는 사모트라케 섬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완전히 뜻밖의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 1884년작 "잃어버린 플레이아데스" (Art Renewal Centre 소장)

카드모스는 어머니 텔레파사와 함께 유로파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텔레파사는 사모트라케 섬에서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섬에 머무르는 동안 카드모스는 아름다운 여성 하르모니아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제우스와 플레이아데스 일곱 자매 중 하나인 엘렉트라의 딸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신화의 특성상, 이야기는 자주 상충하거나 서로 다른 버전으로 전해집니다. 일부 버전에서는 카드모스가 여러 시련을 겪은 후 하르모니아를 만나게 되었다고 전하는 반면, 다른 버전에서는 사모트라케에서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만나 결혼했거나 납치했다고 묘사합니다.

하르모니아의 출신에 대한 이야기 역시 상충됩니다. 일부 이야기는 그녀의 부모가 제우스와 엘렉트라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이야기에서는 그녀가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의 딸이라고 전합니다.

그녀의 이름 '하르모니아'는 조화(harmony)를 뜻하기에, 그녀는 사랑과 전쟁이라는 상반되는 요소의 균형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탁과 반달무늬 암소

헨드릭 홀츠이우스, 1615년작 "카드모스가 델포이 신탁에서 유로파의 행방을 묻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사모트라케 섬에 머무르던 카드모스는 유로파를 찾기 위해 델포이 신탁을 찾아가라는 조언을 받았습니다. 네 형제 중 유일하게 그리스 본토에 도달한 카드모스는 그곳에서 페니키아의 혁신적인 발명품인 알파벳을 그리스 주민들에게 소개했습니다.

카드모스는 첫 번째 그리스 영웅으로 알려지기 전에, 그리스 세계에 문자를 도입한 인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델포이의 신탁은 카드모스에게 그가 운명에 의해 더 큰 사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유로파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반달무늬가 새겨진 암소를 찾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는 암소를 따라가다가 그것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할 때 그곳에 자신의 새로운 집을 지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신탁의 예언에 따라 반달무늬 암소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곧, 포키스의 왕 펠라곤이 카드모스에게 암소를 선물했습니다.

이는 카드모스가 알파벳을 소개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거나, 왕이 주최한 투척 대회에서 카드모스가 우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암소는 카드모스를 보자마자 포키스를 벗어나 걷기 시작했습니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왕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추종자들과 함께 그 암소를 따라갔습니다.

맥스필드 패리시, 1910년작 "용의 이빨을 뿌리는 카드모스" (뉴욕 공립 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소장)

며칠 밤낮을 언덕을 넘어 초원을 지나 강을 건너며 따라가던 카드모스는 마침내 암소가 지친 모습으로 보이오티아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카드모스나 하르모니아는 암소를 아테나에게 희생 제물로 바쳐 새 집을 지을 지혜를 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카드모스는 몇몇 부하를 보내 깨끗한 물을 찾아오게 했으나, 겁에 질린 한 명만이 돌아왔습니다.

이스메니아의 용

코르넬리스 반 할렘, 1588년작 "용에게 잡아먹히는 카드모스의 추종자들"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그 정찰병은 근처의 이스메니아 샘에서 깨끗한 물을 발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카드모스와 정찰병들은 그 샘을 지키는 무시무시한 물용이 샘의 맑은 물에서 나와 사람들을 죽였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결국 카드모스는 영웅의 본분에 따라 지체 없이 샘으로 달려가 부하들의 복수를 위해 괴물을 처치했습니다.

일부 이야기에 따르면 카드모스는 창으로 괴물을 죽였다고 하고, 또 다른 이야기는 작은 바위를 용의 머리에 던져 단번에 죽였다고 전합니다.

샘의 맑은 물에 이스메니아 용의 피가 섞이자, 카드모스와 그의 부하들은 기뻐하며 아테나에게 바칠 물을 모았습니다.

헨드릭 홀츠이우스, 1619-1620년작 "용을 죽이는 카드모스" (RKD 리서치 소장)

보이오티아의 무작위 샘을 왜 물용이 지키고 있었는지에 대해 카드모스는 복수심에 불타는 와중에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스메니아 샘과 그 맑은 물을 지키던 용은 전쟁의 신 아레스에게 신성한 존재였습니다. 게다가 이 용은 아레스가 가장 아끼는 아들 중 하나였습니다.

카드모스는 가장 무자비하고 공격적인 신을 분노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아레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카드모스와 그의 후손들을 괴롭히며 그들의 새로운 집과 왕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용의 이빨을 뿌리다

야콥 요르단스, 1636~1638년작 "카드모스와 미네르바" (프라도 미술관 소장)

카드모스는 희생 제사를 올렸고,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의식 향 연기로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나타났습니다. 아테나는 카드모스의 제물을 받아들이며 그에게 근처의 경작되지 않은 들판을 갈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곡식 씨앗이 아닌, 방금 그가 처치한 용의 이빨을 뿌리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미 신들의 난해한 조언에 익숙해진 카드모스는 이를 순순히 따랐습니다. 그는 들판을 갈아 용의 날카로운 이빨 100개 이상을 흙 속 깊이 묻었습니다.

잠시 후, 카드모스와 그의 수행원들은 갈아놓은 들판에서 창들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어 반짝이는 청동 투구, 갑옷, 방패 등이 나타났고, 마침내 스파르토이(씨앗으로 태어난 사람들)라는 완전 무장한 전사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며 등장했습니다.

카드모스와 스파르토이에 관한 이야기에는 여러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카드모스가 스파르토이에게 말을 걸었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하고, 화가 난 그는 돌을 던져 스파르토이 중 하나를 공격합니다.

이로 인해 스파르토이들끼리 격렬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스파르토이들이 땅에서 나오자마자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고 전합니다.

살바토르 로사, 1661년작 "테베 건국" (SMK 오픈 소장)

잔혹한 전투는 단 몇 분 만에 끝났고, 단 5명의 스파르토이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이들은 카드모스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그를 섬기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이처럼 카드모스는 암소를 쫓고 용을 죽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신의 모호한 조언에 따라 용의 이빨을 심었고, 마침내 완전 무장한 전사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이곳에 장엄한 도시를 건설할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바로 고대 그리스의 가장 서사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질 무대인 테베였습니다.

테베 건국

프란체스코 프리마티치오, 1543-1544년작 "테베를 건국하는 카드모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카드모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살아남은 다섯 스파르토이, 즉 에키온, 우다이오스, 크토니오스, 하이페레노르, 펠로르의 도움을 받아 성채를 건설했습니다. 이 성채는 처음에 카드메이아라고 불렸으나, 이후 카드모스는 이를 테베로 개명했습니다.

이 이름은 그의 아버지 아게노르가 건설한 이집트 테베에서 따온 것이었습니다. 도시 건설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로 카드모스는 스파르토이들에게 특권을 부여했으며, 이는 테베 귀족 가문의 기틀을 마련하게 됩니다.

카드모스는 유명한 테베 성벽을 건설하며 도시를 번영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성벽에는 일곱 개의 청동 문이 있었으며, 올림포스 신들의 영광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이 성벽은 제우스와 강의 님프 안티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아들 암피온과 제토스에 의해 건설되었습니다. 안티오페를 제우스가 납치한 사건은 결국 교활한 코린토스 왕의 운명을 결정짓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조반니 루이지 발레시오, "테베 성벽을 건설하는 암피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성벽을 건설하는 동안, 제토스는 엄청난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돌을 운반하고 제자리에 놓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암피온은 발명가이자 그의 연인이었던 헤르메스에게서 수금 연주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헤르메스에게 배운 기술을 활용해 암피온은 마법처럼 매혹적인 노래를 불렀고, 이에 돌들이 그의 선율에 맞춰 떠오르고 흔들리며 제토스가 돌을 쉽게 제자리에 배치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암피온과 제토스는 테베의 공동 창립자로 간주되며, 카드모스와 함께 도시 성벽 건설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드모스의 지도 아래, 테베는 유명한 성벽, 비옥한 토지, 번창하는 무역 네트워크 덕분에 번영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아레스는 카드모스가 그의 신성한 용을 죽인 것을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카드모스는 신성 모독의 대가로 올림포스의 1년(인간의 8년) 동안 아레스에게 봉사하라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결혼

에블린 드 모건, 1877년작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드 모건 컬렉션 소장)

앞서 언급했듯이 신화에는 다양한 변형과 불일치가 존재합니다. 일부 이야기에서는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가 델포이의 신탁을 찾기 전에 사모트라케에서 만나 결혼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에서는 그들이 사모트라케에서 만나지만, 테베가 설립된 후에야 결혼했다고 합니다. 또한, 또 다른 버전에서는 카드모스가 용을 죽인 대가로 8년간 벌을 받은 뒤, 아레스나 다른 신들이 보상으로 하르모니아를 카드모스에게 선물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든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결혼은 신들이 참석한 최초의 인간 부부의 결합으로 전설이 되었습니다.

결혼식에서 신들은 두 신랑 신부를 축복하며 사랑과 찬사를 보내고 선물을 주었습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선물은 아테나가 직접 만든 옷인 페플로스와 다양한 귀금속과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목걸이였습니다.

이 목걸이는 금, 에메랄드, 사파이어, 비취, 은으로 만들어졌으며, 뱀 머리 모양으로 정교하게 조각된 두 개의 장식이 고리 역할을 했습니다.

만하임 화가, 기원전 450~440년경작 "하르모니아의 목걸이를 주는 폴리네이케스" (루브르 박물관 소장)

이 목걸이는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으로, 착용자에게 영원한 젊음을 선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헤파이스토스는 이 목걸이에 저주를 걸어, 이를 착용하는 자가 불행을 겪도록 했습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헤파이스토스가 그의 아내 아프로디테와 그녀의 연인 아레스의 불륜을 벌하기 위해 이 저주받은 목걸이를 만들어 그들의 딸을 저주했다고 전합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아레스가 자신의 신성한 용을 죽인 카드모스를 벌하기 위해 아프로디테에게 헤파이스토스가 저주받은 목걸이를 만들도록 설득했다고도 합니다.

결국, 하르모니아의 저주받은 목걸이는 그녀와 카드모스의 후손들에게 재앙을 안겨주며, 테베의 역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됩니다.

카드모스 가문의 저주

페테르 파울 루벤스, 1636~1637년작 "주피터와 세멜레" (RKD 리서치 소장)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폴리도로스라는 아들과 네 명의 딸, 즉 아가베, 아우토노에, 이노, 세멜레를 두었습니다. 카드모스는 오랜 세월 평화롭게 테베를 다스린 후, 왕위를 그의 손자 펜테우스에게 넘겼습니다.

펜테우스는 그의 딸 아가베와 스파르토이 중 한 명인 에키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그러나 하르모니아의 저주받은 목걸이 때문에 가문에는 불행이 닥쳐오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비극은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에게 일어났습니다. 세멜레는 제우스와 사랑에 빠졌지만, 헤라는 세멜레를 속여 제우스가 자신의 신성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신의 진정한 모습을 본 인간은 이를 견딜 수 없었고, 세멜레는 제우스를 보는 순간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게다가 세멜레는 제우스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제우스는 태아를 자신의 허벅지에 꿰매어 살려내었고, 그들의 아들 디오니소스는 얼마 후 태어났습니다.

티치아노, 1559~1575년작 "악타이온의 죽음" (런던 국립미술관 소장)

두 번째 비극은 아우토노에의 아들 악타이온에게 찾아왔습니다. 악타이온은 숲에서 사냥을 하다가 실수로 나체의 아르테미스를 목격했습니다.

한낱 인간이 자신의 나체를 본 것에 굴욕감을 느낀 아르테미스는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변하게 했고, 악타이온은 그를 따르던 사냥개들에게 찢겨 죽임을 당했습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이노가 그녀의 조카 디오니소스를 돌보았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헤라는 제우스의 사생아를 사랑하는 이를 벌하기 위해 이노를 미치게 만들었습니다. 이노는 광기에 휩싸인 끝에 그녀의 아들 멜리케르테스를 품에 안고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렸습니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손자인 펜테우스 역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카드모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펜테우스와 그의 어머니 아가베는 새로 태어난 신 디오니소스를 진정한 신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분노한 디오니소스는 아가베를 마이나드(광란의 여성)로 변하게 했고, 그녀는 광기에 사로잡혀 자신의 아들 펜테우스를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말았습니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에필로그

크리신 2세, 1636~1670년경작 "오비드의 변신 이야기: 하르모니아와 카드모스" (국립박물관 소장)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테베에서 겪은 비극적인 기억을 견디지 못하고 도시를 떠나 현대 알바니아에 해당하는 지역인 엔켈레아이로 갔습니다.

당시 엔켈레아이는 일리리아인들과 전쟁 중이었고, 신탁은 그들이 카드모스를 왕으로 세우면 적을 물리칠 수 있다고 예언했습니다.

예언대로 카드모스는 엔켈레아이를 승리로 이끌었고, 여러 해 동안 두 지역을 다스리며 여러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막내아들 일리리오스가 태어났으며, 그는 훗날 일리리아의 통치자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의 불행을 겪은 후, 카드모스는 자신의 몸에서 이상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놀랍게도 그의 피부 아래에서 비늘이 돋아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는 카드모스가 아레스의 신성한 용을 죽인 대가로 아레스가 내린 최종 벌로, 뱀으로 변하는 저주였습니다. 하르모니아는 무력한 상황 속에서 신들에게 기도하며 만약 자신의 남편의 변신을 멈출 수 없다면 자신도 뱀이 되게 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를 아끼던 아테나는 그녀의 기도를 들었고, 이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노엘 르 미르, 1768년작 "뱀으로 변한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 (ETH 도서관 소장)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는 뱀으로 변신하여 남은 생을 아테나의 신전에서 함께 햇볕을 쬐며 보냈습니다. 그들이 결국 뱀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했을 때, 제우스는 그들을 엘리시온 들판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이로써 그리스 최초의 영웅이자 테베의 창립자인 카드모스와 그의 서사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이야기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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