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통의 역사 (호기심 가득한 기원)

오늘날 우리는 돼지 모양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저금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저금통은 어린이들의 선반 위에서 부모님에게 받은 용돈이나 생일 축하금 등을 보관하는 데 사용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현대 저금통의 기원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먼저 동전과 돈을 보관하기 위한 용기의 개념을 살펴보고,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저금통의 발전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저금통의 역사

프리에네의 25번 하우스에서 나온 사원 모양의 돈 상자; 기원전 2세기 출처: 위키피디아

저금통의 진정한 기원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나 동전을 보관하는 "은행"이나 어떤 형태의 용기를 사용하는 개념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돈 상자로, 기원전 2세기 그리스 식민지에서 만들어진 신전 모양의 돈 상자입니다. 이 유물은 독일 베를린의 국립 박물관 소장품인 Antikensammlung에 속해 있습니다.


또한, 폼페이와 같은 고대의 화려한 유적지에서도 드라크마 또는 테트라드라크마와 같은 동전을 보관하던 용기가 발견되었습니다.

은행업이나 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의 기원은 기원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전 시대의 아테네에서는 대출 기록이 남아 있으며, 연 12%의 이자를 적용받아 돈을 빌릴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그리스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후 로마 시대로 이어졌습니다.

저금통의 개념은 고대부터 시작되어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우리의 일상과 경제적 사고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세 은행

아테네 동전, 기원전 410-400년. 출처: 대영박물관

오늘날 우리가 현대적인 은행으로 상상하는 형태는 중세 시대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세 가지 주요 유형의 은행 또는 "은행가"가 있었습니다(상인 은행가, 환전상, 그리고 전당포 운영자였습니다.)

‘은행(bank)’이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벤치를 의미하는 ‘banco’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당시 돈과 관련된 거래가 지금처럼 건물 내부에서 이루어지기보다 시장의 벤치나 카운터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은행이 경제적으로 중요하고 개인에게 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업 종사자는 천한 직업으로 여겨졌다는 것입니다.

은행가는 죄인, 악인, 또는 탐욕스럽다고 비난받았으며, 이는 당시 성직자들과 성직 계층에 의해 조장되었습니다. 또한 순진한 사람들을 조종하고 착취하는 탐욕스러운 은행가들은 당시 다양한 문학 작품에서도 등장하곤 했습니다.

돼지 저금통

어린 멧돼지(Sus scrofa vittatus), 풀라우 우빈, 싱가포르. 출처: 위키피디아.

이제 동전 은행의 역사가 500년에서 14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러한 동전 은행이 어떻게 돼지 모양과 연결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이러한 은행은 오늘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되며 "돼지 저금통"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돼지 저금통(piggy bank)’이라는 용어는 중세 시대의 ‘pygg’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Pygg는 집 안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던 주황색 점토의 한 종류였습니다.

당시 은행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돈은 집 안에 보관해야 했습니다. 여분의 동전을 보관하던 이 항아리는 ‘pygg jars’라고 불렸습니다. 본래 ‘pygg’는 색슨식 발음으로 "pug"로 발음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발음이 변화해 오늘날의 "pig"로 들리게 되었습니다.

중세 초기에 돼지는 식량 공급원이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고기는 아니었습니다. (당시 가장 선호되었던 고기는 소고기와 양고기였습니다.) 돼지는 더럽고 탐욕스러운 동물로 여겨졌으며, 이러한 평판은 많은 이야기와 전설에 스며들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초기의 돼지 모양 은행은 11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귀여운 돼지 모양이라기보다는 멧돼지 모양에 가까운 형태였습니다.

현대 돼지 저금통으로의 여정

어린 멧돼지(Sus scrofa vittatus), 풀라우 우빈, 싱가포르. 출처: 위키피디아.

초기 동전 은행에는 동전을 꺼내기 위한 구멍이 없었습니다. 돈을 꺼내기 위해서는 돼지를 부숴야 했으며, 여기에서 "은행을 깬다(breaking the bank)"는 표현이 유래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온전한 테라코타 저금통을 찾기가 매우 드물며, 이는 이 저금통이 매우 귀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자파히트 왕조 시기의 500년 이상 된 돼지 저금통 하나가 경매에서 1만 달러(약 1,300만 원)에 낙찰된 사례도 있습니다.

오늘날 돼지 저금통은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특히 어린이들에게 선물로 주어집니다. 돼지 저금통의 크기가 작고, 둥글며, 가벼우며 귀여운 모양으로 바뀐 이유 중 하나는 어린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어린이들이 저축과 금융 지식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늘날의 돼지 저금통은 꼭 돼지 모양일 필요는 없으며, 다양한 형태, 크기, 색상, 재료로 만들어지며 점토 항아리에서 시작된 본래의 기원과는 상당히 다르게 발전하였습니다.